memorial
The Web of Humanity
designed and produced with Byungdoo Youn
location _ Chinguacousy Park, Brampton, Canada




인간은 기본적인 도덕감정과 공감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이란 쉽지 않다. 세계대전 중 근거리에서 적 병사와 조우한 미국 병사가 방아쇠를 당긴 비율이 20%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1] 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상대방의 얼굴을 본 우리는 내가 쏜 총알에 상대방이 아파할 장면이나 그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그의 사망사실에 오열할 장면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는 내가 마주한 상대방을 나 자신과 같은 인간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학살은 이 지점을 무너뜨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인종, 종교, 문화의 차이에 따라 나와 상대 간의 심리적 거리가 멀어져, 상대의 존재 자체를 증오하고, 상대를 나와 같은 인간이 아니라 섬멸의 대상으로 볼 때 우리는 누구나 살인기계가 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이 반성의 목소리를 내었지만 세계 곳곳에서 학살과 내전은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학살이 만연한 이 상황 속에서 자신은 이 일들과 무관하거나, 도덕적으로 결백하다는 구분선을 긋고 침묵하는 우리들에게도 있다. 과연 우리들은 그 사건들과 정말 무관할까?[2] 학살이란 것이 특별히 나빴던 악마 같은 사람들이 특별히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선한 사람들을 죽인 일로만 볼 수 있을까? 인간은 누구나 선한 면과 어두운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으며 또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직접 사람을 죽이는 일이 아니더라도 집단을 향한 혐오와 차별의 시선은 이 세계에 만연하다.
작은 벌레 한 마리부터 바다 깊은 곳에 사는 물고기까지 지구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인간 역시도 그러한 관계 속의 일부다. 어린 우리들에게 이런 관계성에 대한 감각은 본능적인 것이라 세계 안에서 낯섦과 익숙함의 구별은 있어도 차별은 없다. 연결감을 말살시키고 우리와 너를 구분 짓는 것은 국가와 산업으로 이룬 우리들의 눈부신 사회다. 잃어버린 연결감을 회복시키기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우리들 모두는 한 때 편견과 차별이 없는 어린아이였으니까.
THE LINK가 짚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THE LINK는 그 어느때보다도 서로 간의 연결이 용이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인간적인 이해와 공감 능력을 잊어가고 있는 우리 세대를 수많은 '너'에 대한 이해와 공감의 시간 앞으로 데려가, 타인에 대한 도덕적 감수성의 중요성을 바로 세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