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위한 장소를 마련하는 일(2020.5)
- 영재 신
- 2022년 9월 4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2년 9월 12일
*이 글은 69번째 304낭독회에서 낭독되었습니다. 2014년 9월 광화문에서 시작된 304 낭독회는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304명을 기억하기 위해 시민과 작가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낭독회입니다. 낭독회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링크 : https://304recital.tumblr.com/ )
눈에 띄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과 신비. 이를테면 한기 서린 곳을 덥히는 작은 풀의 비밀이나 어린 시절의 꿈 같은 것. 마음이나 영혼이라고 불리는 것. 이런 것들에 대한 나의 사랑과 믿음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나의 가치관과 삶의 목표를 결정해왔다. 머리가 굵어질 즈음엔 이 소중한 것들이 잊혀지지 않도록, 세상을 더 아름다운 곳으로 바꾸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문학선생님께 나의 생각을 말씀 드렸더니, 선생님은 세상을 더 아름다운 곳으로 바꾸는 것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긍정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다고 답했다. 선생님의 말대로, 세상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이 아름다운 일들이 밤하늘의 빛점처럼 많았지만, 우리가 영혼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하는 크고 작은 비극도 그만큼이나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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