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의 일들
- 영재 신
- 2022년 9월 13일
- 1분 분량
밤을 샌 불빛을 보고도
모여드는 벌레는 아무도 없었다
머리에 둥지를 인 나무들은
숨을 죽인 채
모두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아침의 거리를 채운 사람들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걸었고
집에 너무 늦게 돌아온 새는
둥지 앞에서
입에 문 가지를 떨어뜨렸다
그가 무엇을 보고 놀랐는지 묻지 못했다
풀밭에 몸을 숨긴 벌레들이
이따금 소리내어 울었고
우리는 뜨거워진 거리를
계속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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